[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수니콘은 디자이너 브랜드 리퍼브 패션테크 플랫폼 ‘리웨이크’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이건행 대표가 2023년 4월에 설립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 의류 중 30%가 폐기되고 있습니다. 수니콘이 풀고자 하는 문제는 본질적으로 리퍼브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패션업계 재고를 폐기하지 않고 어떻게 잘 판매할 수 있을까입니다. 하나의 옷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특히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많게는 수십 번의 수정과정을 거치며 많은 샘플 의류가 생산되고, 공정 과정에서 작은 스크래치라도 생기면 정상 제품으로 판매할 수 없으며, 시즌이 지난 상품은 정상 제품과 함께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재고가 쌓이게 되지만 브랜드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여 무작정 할인판매를 진행할 수도 없고 유통채널도 마땅치 않습니다. 수니콘은 리웨이크라는 서비스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리웨이크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리퍼브(B급, 전시, 샘플, 이월재고 등) 상품을 한곳에 모으고, AI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통해 적정 가격을 책정하여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AI 다이나믹 프라이싱은 간단하게 수요와 공급을 반영한 가격책정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각각 상이한 컨디션의 리퍼브 재고를 얼마에 올려야 판매가 될지 알 방법이 없어 가격책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리웨이크는 찜횟수, 장바구니 수, 상품 클릭 수 등과 같은 고객의 행동 데이터와 미 판매 기간, 시즌 적합성, 최저가지수 등과 같은 상품데이터를 종합하여 가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합니다. 이를 통해 판매가 저조한 상품은 추가할인이 이뤄져 상단에 노출 되며 판매가 촉진되게 되고, 수요가 높은 상품의 경우 오히려 할인 폭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는 이미지 훼손 없이 시장평가가 반영된 가격에 리퍼브 재고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제품을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대표는 “파괴적인 가격과 상세 품질 검증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리웨이크에서 판매 중인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은 타 플랫폼 대비 평균 40% 이상 저렴합니다. 물론 리퍼브 제품을 메인으로 다루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이미지 훼손 우려와 재고처리 유통망이 없어 판매하지 못했던 상품들을 리웨이크에서는 큰 리소스 없이 수익화할 수 있어서 파괴적인 가격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웨이크의 친환경 재고 선순환에 공감해주고, AI 다이나믹 프라이싱 정책에 동의해준 디자이너 브랜드 대표님들 덕분에 매력적인 가격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대표는 “리퍼브를 많이 구매할까 생각할 수 있지만, 10만원~30만원의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을 비브랜드 상품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하면 가격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리퍼브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가격이라는 명확한 가치가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품절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 한 번에 많은 옷을 구매합니다.”
리웨이크에서는 리퍼브 상품을 구매하기 전, 상세검수 사진을 통해 상품의 컨디션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기존 리퍼브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소위 말하는 뽑기 운이 아주 크게 작용합니다. 구매 전 상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으니 양품을 잘 받는 게 중요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고객은 리퍼브 상품 구매를 망설이게 되고, 상품을 받고 고객이 직접 검수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웨이크에서는 구매 전 상품 상세사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입고된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은 전문가가 직접 검수를 진행하고, 객체 인식 모델을 활용한 상품 촬영·등록 자동화 시스템으로 큰 리소스 없이 상품별 검수 사진을 등록할 수 있게 됩니다. 리웨이크는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인 현재까지 반품률 3% 이하를 유지 중입니다.”
리웨이크는 앱 자체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통해 바이럴을 만들고, 트래픽과 리텐션을 확보한 후 구매 전환을 유도하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중인 엔터테인먼트 기능은 코인 받기 기능이다. 숏츠처럼 쉽고 재밌게 유행하는 코디, 스타일을 보면서 코인을 받는 기능이다. 받은 코인은 현금과 같게 사용이 가능하며, 숏츠를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나온다면 관련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대학 시절 우연한 기회로 창업하게 됐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예산에 맞춰 시제품을 만들고 마케팅하며 그 나이에 하기 힘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함도 많이 느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후 부족함을 보완하고 제대로 배워보고자 스타트업에 입사해 경험을 쌓았고 패션업계의 재고문제가 기회라는 판단에 창업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핫딜공유나 브랜드 상품 저렴하게 잘 샀다는 후기를 봤을 때, 고객들이 원하는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수니콘은 이 대표를 포함해 4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S/W개발, 브랜드MD, 기획 및 디자인, 마케팅까지 각각의 분야에서 대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실무경험을 갖춘 멤버들이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AI 다이나믹 프라이싱을 통해 매해 전체 생산량의 30%에 달하는 패션산업의 재고를 선순환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설립일 : 2023년 4월
주요사업 : 디자이너브랜드 리퍼브 패션테크 플랫폼 리웨이크(rewake), 패션산업용 AI 다이나믹 프라이싱 개발
성과 : AI 다이나믹 프라이싱 등 서비스 관련 특허 2건 출원, 베타테스트 중 : 전월 대비 매출 338% 상승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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